[결혼을 안해도(ledig) 아이가 있는지 묻나요?]

9과 Ich bin verheiratet. | 마노님의 지문

안녕하세요~
강의를 듣다고 엘자 선생님이 하는 말을 들으며 생겨난 의문이 있어요. 엘자 선생님은 미혼(ledig)인데, 자기에게 아이들이 (아직) 없다는 이야길 해요. 한국에서라면 그게 당연한 건데 독일에서는 당연하지 않은가봐요. 자기소개할 때 미혼이어도 애가 있는지 없는지 말하나요? 

네 안녕하세요~
공부하고는 크게 관련없는 질문이긴 합니다만 사실 독일의 결혼문화에 대한 좋은 질문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엘자 선생님은 강의 중에 자기소개하는 법을 보여주느라,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아이가 없다는 말을 하지요.
독일에서는 결혼을 하지 않고도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미혼모들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분위기는 거의 없습니다. 가급적 결혼을 한 뒤 아이를 가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습니다만, 그렇다고 결혼하지 않은 미혼모를 어떻게 이상하게 보거나 좋지 않게 대우하지는 않습니다. 워낙 서구사회라는 게 개인주의가 발달한 사회이고 개방적이긴 하지만 1968년의 학생운동 이후 더욱 권위주의나 불필요한 전통주의 사고 같은 것을 밀어내고 자유로이 살아가려는 분위기가 무르익은 것 같습니다.
독일에서는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학생들도 많고, 동거상태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며 학교에 보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니까 한 가족이 엄마, 아빠, 아이로 구성되어 있긴 하지만, 엄마와 아빠는 결혼하지 않은 상태인 것입니다. 이런 형태 말고도, 엄마와 아빠가 헤어져 각각 다른 파트너를 찾은 상태인 경우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개방적인 사회이고 문화인데다, 인구를 늘여야 하는 게 사회적인 과제이기 때문에 미혼모를 차별하거나 경시하기는 커녕, 적극 지원하려는 여러가지 복지법안과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양육비는 기본이고 부모이므로 받는 돈도 있고, 여러 재단들에서는 학생부모 특히 학생엄마를 돕기 위한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야말로 요람에서 대학까지 부모의 경제력과 상관없이 기본적인 생활과 교육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습니다.
그래서 아무튼 결혼하지 않았음에도 아이가 있는지 없는지 말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십대초반이고 대학생인데, 처음 만나 소개를 할 때 아이가 있냐고 묻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아이가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