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ten Rutsch!(복된 출발!)

Frohes neues Jahr! 이 말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과 비슷합니다. 1월 1일 0시가 되면 사람들이 서로에게 그렇게 말합니다. Sekt라는 술을 담아 0시에 술잔을 부딛히죠. Sekt는 스파클링 와인인데요, 샴페인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일시에 세상은 폭죽의 빛과 소리로 요란해집니다. 사람들은 서로 껴안거나 술잔을 부딛히고, 폭죽소리에 놀란 개들이 마구 짖어댑니다. 이 새해맞이를 Silvester라고 합니다. 집에서 Silvester를 맞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광장으로 모입니다. 광장에서 모두 모여 폭죽을 터뜨리며 새해를 축하하는 것이죠.
Guten Rutsch!
직역하자면 ‘좋은 출발’이란 뜻입니다. rutschen은 원래 ‘미끄러지다’라는 뜻입니다. 새해를 맞아 출발하는 것을 ‘미끌어져 들어간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미끄럼틀을 독일어로 Rutsche라고 합니다. 아무튼지요, 이 ‘Guten Rutsch!’라는 말은 언제 쓰냐면 새해를 맞아 사람들을 만날 때 인사말로 그렇게 말합니다. 문자메시지로 새해인사를 건넬 때에도 이 말을 자주 씁니다.

성탄절이 가족명절이라고 한다면, Silvester는 사회적 일상 속의 축제입니다. 그래서 젊은 대학생들은 대학이 있는 도시에서 공부를 하다가 성탄절을 맞아 집으로 갔다가, 이 Silvester에 다시 대학이 있는 도시로 돌아옵니다. 친구들과 다시 만나 Silvester에 폭죽을 터뜨리고 Sekt를 마시는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대개의 독일 대학생들은 다 그렇습니다.

이제 이 마저도 불가능하죠. 그렇습니다. 코로나 때문입니다.(우리 참 이 말, ‘코로나 때문에’라는 말 정말 많이 하게 되었죠. 독일어로 이 표현 배워야겠어요. ‘wegen der Corona’입니다. Corona는 a로 끝나서인지 여성명사로 받아들입니다. 사람이름이 a나 e로 끝나면 여자의 이름입니다.) 광장에서 모이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집에서 허용된 수의 인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Silvester의 밤을 보내지 않을까 합니다. 어쩌면 대학생들은 고향 집에서 머물며 가족과 함께 Silvester를 보내는 경우도 많을 듯합니다. 어차피 대학교로 가봤자 축제를 할 수도 없고, 고향집에 머무는 친구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독일의 겨울은 한국보다 더 우울합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훨씬 우울합니다. 겨울에 밤이 훨씬 더 긴데다, 한국과 같은 밤문화란 게 독일엔 없기 때문입니다. 원래부터 밤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전염병이 도는 시국이니 더욱 고요한 밤들이 이어질 것입니다. 그들은 이제 Silvester의 즐거움도 빼앗겼습니다. 겨울에 공기가 습해지는데요, 안개가 자주 껴 어둡고 고요한 밤을 더욱 음산하고 춥게 만들어 놓습니다.

아무튼요, 새해 2022년입니다. 사람은 어떠한 순간에도 희망을 포기하면 안됩니다. Man darf nicht die Hoffnung aufgeben! 비록 Silvester를 제대로 즐길 수 없지만 그렇다고 새해가 오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Guten Rutsch!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모두의 멋진 출발을 진심으로 바랍니다.

아 참, 할인의 행진은 계속됩니다. 1월 2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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